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제한 검토 업계 반발 리더십 우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제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AI·블록체인 기술이 급변하는 국면에서 의사결정 권한이 약화될 경우 투자·보안·리스크 대응 속도가 떨어져 시장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논의는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제한 검토, 업계 반발, 리더십 우려가 동시에 맞물리며 ‘강제 분산’ 대신 IPO, 책무구조도 등 시장친화적 대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지분제한’이 던지는 신호: 지배구조 개편의 명분과 부작용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제한은 특정 개인·법인의 과도한 지배력을 낮춰 이해상충을 줄이고,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 심사, 거래지원 유지, 시장감시, 고객자산 관리 등 핵심 권한이 한 조직에 집중돼 있어, 대주주 영향력이 과도할 경우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지분을 강제로 분산하는 방식’이 곧바로 투명성 강화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율이 낮아져도 우호지분, 특수관계인 구조, 이사회 구성 방식에 따라 실질 지배가 유지될 수 있고, 반대로 실무적 책임소재만 흐려질 위험도 있다.

특히 거래소 사업은 정보보호 투자, 이상거래 탐지, 사고 대응, 상장·상폐 판단 등 고난도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지배구조가 급격히 흔들리면 중장기 투자 계획이 단기 성과 중심으로 이동하거나, 보수적 운영으로 회귀해 혁신이 둔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책 목표가 ‘소유 분산’ 그 자체에 머물 경우, 시장은 규제 불확실성을 비용으로 반영하게 된다. 이때 거래소는 인재 확보와 기술 투자에서 위축되고, 국내 산업 경쟁력 역시 함께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쟁점으로 부상한다.

‘업계 반발’의 핵심: 강제 분산보다 시장친화적 대안 요구

업계가 반발하는 지점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의 설계”에 가깝다. 거래소를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일률적인 지분 제한이 최선의 도구인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장에서 제시되는 대안은 비교적 명확하다. 강제 분산 대신 검증 가능한 공시·통제 장치를 강화하고, 시장의 감시 기능이 작동하도록 제도를 설계하자는 주장이다.

예컨대 업계는 다음과 같은 시장친화적 방안을 함께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 IPO(상장) 유도 및 공시 강화: 지배구조·내부통제·재무정보를 상시 공시해 시장 감시를 제도화
  • 책무구조도(책임체계) 정교화: 경영진·준법·보안·상장심사 등 핵심 기능의 책임소재를 문서화하고 제재 기준을 명확화
  • 이사회 독립성 강화: 사외이사·위원회(감사/리스크/상장심사) 기능을 강화해 의사결정의 견제 구조 확보
  • 이해상충 방지 장치 확대: 상장심사와 영업부서 분리, 임직원 거래 제한, 내부자 정보 통제 고도화
  • 고객자산 보호 규율 강화: 분리보관, 준비금·보험, 정기 외부감사 및 침해사고 대응 훈련 의무화

이 같은 방안은 거래소의 소유구조를 단번에 바꾸기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공정성이라는 목표를 ‘운영 규율’로 달성하자는 접근이다.

또한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지분 제한 자체보다 내부통제, 공시, 시장감시, 고객자산 보호 등 기능 규제 중심으로 체계를 구축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국내 역시 제도 간 정합성을 고려한 단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리더십 우려’가 커지는 이유: AI·블록체인 급변기 대응력과 책임성

업계가 특히 강조하는 대목은 리더십 약화가 곧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온체인 분석, 지갑 보안, KYC·AML 고도화, 국제 규제 대응 등은 모두 빠른 의사결정과 대규모 투자가 전제된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급격히 분산되면, 투자 결정을 둘러싼 합의 비용이 커지고 실행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보안 사고나 시장 급변 상황에서는 ‘누가 최종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가’가 핵심인데, 지분과 권한이 분산된 상태에서 책임은 희석되고 의사결정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리더십 우려의 요지다.

또 다른 쟁점은 글로벌 경쟁 환경이다. 해외 거래소 및 웹3 기업들은 기술 투자와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고객지원·부정거래 탐지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국내 거래소가 규제 불확실성으로 장기 계획 수립이 어려워지면, 인재 유출과 투자 위축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산업은 네트워크 효과가 커서 한 번 경쟁에서 뒤처지면 회복 비용이 커진다는 점에서, 리더십 공백은 단순한 경영 이슈를 넘어 산업 경쟁력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책의 핵심은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분산’이 아니라, ‘리더십을 견제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통제’에 맞춰져야 한다. 즉,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해상충을 차단하되, 위기 대응과 기술 투자 역량은 보존하는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수렴한다.

금융당국의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제한 검토는 투자자 보호와 공정성 강화라는 명분을 갖지만, 업계는 강제 분산이 리더십 약화로 이어져 AI·블록체인 급변기에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실적인 해법으로는 소유구조를 단번에 흔들기보다 IPO와 공시 강화, 책무구조도 도입, 이사회 독립성 제고, 고객자산 보호 규율 강화 등 시장친화적 장치를 통해 실질적인 내부통제를 먼저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음 단계로는 금융당국이 규제 목적(이해상충 방지·내부통제 강화·고객자산 보호)을 구체적 지표로 제시하고, 업계·투자자·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대안별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한 뒤 단계적 로드맵을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